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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려고 안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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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선사 작성일11-04-22 16:56 조회5,7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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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되려고 안 되는 것
                              / 법상 스님

                    
이 세상에
좋고 싫음은 본디 없다.
잘 안 풀리는 것도
크게 보면 좋은 것이고,
잘 풀리는 것도 다 좋은 것이다.
병이 난다고 나쁠 것도 아니고
건강하다고 좋을 일도 아니다.

그냥 그냥
다 좋은 일이다.
내 일이 아니라 대자연 우주법계의 일이기 때문.

기도를 하면서
수행을 하면서
'잘 되기를...' 하고 기도한다면,
'이렇게 되어지기를...' 하고 기도한다면,
그건 벌써 어긋나기 시작한 것.
기도와 수행은
아무런 이유가 붙어서도 안 되고,
그 어떤 조건이나 거래의 마음이 붙어서도 안 된다.

수행하고 기도하는 순간
이미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전히 이룬 순간인 것이지,
기도를 했더니 이렇게 되더라거나,
기도를 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거나
그런 분별이 붙는다면
그것은 부처님과 거래를 하자는 것이지 참된 기도가 아니다.

내가 몇 일 동안 기도할 테니까
꼭 진급하게 해 주시고,
일 잘 풀리게 해 주시고,
대입 합격하게 해 주시고...
그러면서 부처님과 장사를 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다 붙이니
거기에 무슨 맑음이 있을 것인가.

잘 안 풀리는 것도
잘 풀리는 것인줄 알아야 하고,
원하는 대로 잘 안 이루어지는 것도
잘 이루어지는 것인줄 알아야 하고,
병이 나더라도
그것도 좋은 것인 줄 알아야 한다.
여기서 좋다는 말은
좋고 나쁜 데서 좋은 쪽을 택하는 좋음이 아닌
근원적이고 전체적인 무분별의 좋음을 의미하는 것.

세상에 나쁜 일은 없다.
다 나를 이끌어 주는
대자대비 법신의 나툼만이 있을 뿐.
나쁜 일이 없다면 좋을 일이 어찌 있을 것인가.
좋은 일만 있고서야 어찌 강한 내면의 힘을 얻을 것인가.
병이 없고서야 어찌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좌절하지 않고서야 어찌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괴로움이 없고서야 어찌 행복이 있을까.

그렇게 보았을 때
괴로움이 다 즐거움의 뿌리이고,
나쁜 일이 좋은 일의 씨앗이며,
병고가 건강의 밑천이며,
좌절이 성공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두 양변의 극단은 사실은 한 뿌 리.
하나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내 마음 속에서 분별하지 않으면
세상은 이미 다 구족되어 있다.
이미 내 소원은 다 이루어져 있다.
이미 나는 다 갖추고 있으며,
이미 더 이상 깨칠 것도 요하지 않는다.
좋고 나쁨을 놓아 버리면,
지금 이대로 항상 원만하고 행복하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맞고 틀림
그 양변의 분별을 놓아버리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다.

그랬을 때
수행이 안 된다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
일이 잘 안 된다는 말이 성립될 수 없다.
괴롭다는 말이 다 필요없는 말이다.
그냥 그냥 다 좋은 것이지.
괴로운 사람,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
원하는데로 잘 안 되는 사람,
무거운 삶의 짐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

올바로 알아야 할 것 하나.
지금이 가장 온전한 때라는 것.
괴롭다는, 안 된다는, 어렵다는, 힘겹다는
그 마음을 놓아버리면
지금 이 순간이 다 완벽한 순간이다.
정말 안 되려고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되느라고 안 되고 있는 것이지.
잘 되려고 안 되는 것.

다~ 잘 될 겁니다.
힘들 냅시다.
다음카페 : 『 가장행복한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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