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 같은 북한산 금선사와 목정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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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야행 작성일09-05-06 21:53 조회9,964회 댓글0건본문
이 글은 금선사를 다녀가신 무량수님의 블로그에서 담아 왔습니다.
글 / 무량수
봄꽃이 만개한 화사한 날에 난 잠시 극락세계의 무릉도원에 다녀왔다.
무릉도원 그곳엔 꽃비가 나리고 있었다.
나의 머리위로 어깨위로...
도반과 나는 봄의 흥취에 젖어 탄성을 토해냈다.
아, 너무 아름다워...
오직 이 한마디 외엔 다른 형용이 필요없으리라.
북한산(삼각산)에 가면 금선사(金仙寺)라는 사찰이 있다.
또 그곳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오는 목정굴이라는 동굴 법당이 있다.
이곳을 생각지 않은 어느분과의 인연으로 인해 어제 일요일 가게 되었다.
이 곳 목정굴에서 기도를 하면서부터 신비로운 현상이 많이 일어나서 감당을 하기 어렵다는 분,
손처사님의 제자이기도 한 그분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호기심 많은 나는 휴일이 되기를 기다려 달려갔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여 사전 정보를 갖고 갔지만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아름다운 풍광에 압도되어 버렸다.
秘景처럼 감추어진 계곡에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 곳이 숨어 있었을까.
이 세상이 아닌 곳에 온 듯 착각이 일어났다.
노후에 이런 곳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했으면 싶었다.
이곳엔 전해오는 전설 아닌 실화가 있다.
순조임금의 탄생설인데,
조선왕조 정조대왕이 왕자를 얻지 못해 고심을 하고 있을 때,
당대의 도력 높은 스님이셨던 용파스님께서 임금님을 찾아가 직접 거래를 하셨단다.
왕자를 얻도록 해줄터이니 불교탄압과 스님들의 노역을 거두어 달라는...(조선시대는 숭유억불 시대였다)
하여 용파스님은 왕이 될만한 복을 지은자를 선정속에서 찾아보았다.
그리곤 이곳 목정굴에서 수행중이시던 농산스님 밖에는 그릇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친히 서찰을 써서 농산스님께 왕으로 환생해 줄 것을 당부하셨다는데...
서찰을 읽고 난 농산스님은,
"허허...부처님 제자들을 위해서 내가 희생을 하긴 해야겠는데,
답답하게 왕관을 어찌 30년간 쓰고 있을꼬."
승낙하신 농산스님은 그날로부터 300일 관음기도에 들어갔으며,
기도가 회향될즈음 왕궁의 수빈 박씨의 꿈에 친히 나타나 당신의 입태를 말씀하시곤 열반에 드셨다한다.
약속대로 왕자를 얻으신 정조대왕은 스님들의 부역을 철폐하시고
이곳에 금선사라는 절을 지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했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왕위에 오른 순조임금(농산스님)은
집무를 보시고 난후에는 자주 왕관을 벗어들고 '아이고 답답해' 하시곤 했단다.
훗날 일제시대때 일본인들에 의해 사찰은 철폐 되었다가
광복후 도공스님이 중건을 하시고 ,
1996년 3월 현재의 주지스님이신 법안스님께서 중창하여 목정굴에 수월관음보살을 모셨고
전통사찰로 등록을 하여 오늘의 도량을 이루셨다.
이곳은 지금도 매년 6월 18일에는 순조의 탄신제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1960년 대에는 일본의 신흥 민족종교인 선린교의 교주님이
목정굴에와서 2년 동안 수행을 하여 도통을 하였다고 하여
매년 선린교의 신도들이 이곳으로 성지순례를 하러 온단다.
어느 풍수지리가가 말했던가,
'북한산은 나라산(國山)이니 큰 원을 품은 사람들이 오르는 산이요,
사사로운 소원성취를 위해 기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산이다.'
전직 모대통령께서도 이곳 목정굴에서 기도를 하셨다하니
이곳은 왕기가 서려있는 곳인가 보다.
주지스님께서도 말씀하신다.
"이곳은 기운이 약한 사람들은 오래다니질 못합니다.
재가자뿐만 아니라 스님들도 강한 기운을 이기지 못해 내려가곤 합니다."
기도 중 지방에 사시는 분들까지 꿈에서 선몽을 받았다며 찾아와서 불사금을 내놓곤 했단다.
하여 이제껏 빚한푼 안지고 불사를 원만히 회향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신다.
스님은 일년내내 템플스테이를 추진하고 계시며,
템플스테이에는 불교도뿐만 아니라 타종교인과 특히 무종교인들이 더 많아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불교를 알리는데 템플스테이만큼 큰 기여를 하는 것이 없다고
나름대로의 견해를 밝히셨다.
스님이 강조하신 말씀이 있다.
"큰 원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은 백일기도 만으로는 안되는 것 같습디다.
백일기도를 세번 즉,300일 기도는 해야 성취가 되는 것 같습디다.
그래서 제 계획이 올해부터 순조탄신일에 맞추어 300일 기도를 정례화 하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속으로 뜨끔했다.
백일기도를 세번?
그래 큰 원을 이루는데 백일기도로는 모자라겠지...
나도 지금 큰 원을 세우고 백일기도 중인데...흠...
참고로 농산스님은,
금강산 만회암에서 평생 천수주력으로 도력을 얻었으며
전남 완도에 있는 고금도에서 석화(굴)를 양식으로 1000일기도 한 뒤 도통을 하셨다 한다
생사를 자유자재하셨던 옛스님들의 도력의 세계가 감탄스럽다.
나는 어느 생에나 그런 도력을 얻어 생사에 자유로울까나.
지금은 하루하루의 삶도 버거워하며 사는 무명중생이니...쯪즈...
목정굴(木精窟)은 음양오행상 목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대부분 바위나 석굴등이 강한 기운이 응집되어 있어 기도하기 좋다 한다.
특히 이곳 목정굴은 굴법당 안 수월관음보살님 뒤로 계곡의 물줄기가 통하고 있어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외부의 잡음을 차단하여 삼매에 들기 좋게 되어 있다.
강한 기운 때문일까,
절하는데도 힘이 들지 않고 몰입이 잘되었다.
이래서 사람들은 명산명찰을 찾는 것일까.
이곳은 24시간 개방되어 있으니 도시락 싸들고 와서 하루쯤 기도하며 쉬며 지내다가면
딱 좋은 곳이다.
절 아랫동내 사는 사람들이 많이 부러운 날이었다.
복많은 사람들은 사는 곳도 다르다니까.
이젠 나도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나보다.
번잡한 도시의 생활이 싫고 자꾸 조용한 시골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런날이 오기를 늘 소망하며 산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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